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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4 Spain

[Spain] 11_마드리드. 인천으로. 여행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점.

마드리드에서의 관광은 없다. 공항으로 가기 위한 경유 도시이다.




Madrid 1.


마드리드 _ 마드리드 숙소 _ 마드리드 공항.





인천 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우리는 발렌시아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했다. 발렌시아 - 부뇰 에서 토마토 축제를 마치고 우리가 계획한 공식적인 여행 일정은 끝이 났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마토 축제를 찝찝하게 마무리한 탓에 그렇게 성취감 있는 기분은 아니었다. 게다가 3주 이상의 긴 여행 동안 누적된 피로가 이제서야 느껴지는 듯 우리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마드리드 기차 역을 나오면 이 동상을 볼 수 있다.


마드리드 - 인천 비행기는 오늘이 아닌 내일 출발이기 때문에 아주 잠깐 머무를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는데 그 숙소 역시 Airbnb 이다. 게스트 하우스에 버금가는 가격 ( 4인 실 11만원 정도 )으로 예약을 했는데 생각외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호스트와 간단한 대화를 했는데 굉장히 친절했다. 그 또한 오늘 토마토 축제를 갔다 왔다고 말했고 매년 간다고 말했다.(도대체 왜?) 그리고는 우리가 내일 새벽에 나갈 것이라고 말하니 자기는 다른 집에가서 잘테니 편하게 쉬다가 내일 잘 가라고 말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의 거실이다. 침실을 찍은 사진은 친구녀석이 모두 옷을 벗고 같이 찍혀 있어서 올리지 못하겠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이 숙소에서 유럽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되었다. 침대를 정하고 각자 자리에 누워서 곤히 잠들었다. 

각자 침대에 누워서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4명 모두 첫 유럽 여행의 설레임을 품고 도착한 이탈리아에서 부터 마지막을 맞이하는 이 마드리드까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머릿속에 기록된 시간들은 매우 길었다. 눈을 감고 21일 간의 추억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 비행기이기 때문에 이른 새벽 잠에서 깨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대충 씻고 비행기에서 편안히 보낼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티켓 발권.


마찬가지로 돌아가는 항공 편도 2회 경유이다. 마드리드에서 취리히로, 그리고 취리히에서 도쿄, 마지막으로 도쿄에서 대한민국으로 간다.(미쳤지 진짜 무슨생각으로) 정말 정말 다행인 점은 중국 경유는 아니고 일본 경유인 것이다.  유럽으로 올 때 중국 경유 항공편에서 워낙 고생을 했기 때문에 일본 경유 항공편에 대한 무조건적인 안도감을 가지고 있었다. 



티켓 발권을 마치고 수하물을 붙이고 나니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마침 공항 밖에 패스트 푸드 가게가 보여서 그곳에서 끼니를 채우고 다시 들어왔다. 공항 내 식당과 공항 밖의 식당의 가격차이는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왠만큼 급하지 않으면 공항 밖의 식당을 가길 바란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서,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다. 남는 시간엔 역시 면세점 구경이 최고인 듯하다. 우리 중 누구 하나 쇼핑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는 시간보다는 구경 하고 분위기를 느끼는 데 다들 집중하였다. 현지 여행에서 우리 나라보다 물가가 싸다는 인식을 강하게 받은 스페인이었지만, 면세점 가격은 우리나라에 비해 그렇게 싸지 않았다.


그렇게 몇 십분을 보냈을까,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 되었다.


돌아간다.

도쿄 나리타 경유하여 인천으로 무사히 도착.

22일 간의 여행이 끝이 났다. 


나로서는 태어나서 첫 해외여행이자 첫 유럽 여행이었다. 그래서일까 여행 기간 동안 친구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 생각이 마지막 날에서야 들었다. 세계로 나왔으니 한국보다 외국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게 남았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했을 때 친구들과의 심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2년이 훌쩍 지나서 이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 친구들과 이런 여행을 다시 한 번 더 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면 아직도 마치 지난주에 갔다 온 것처럼 이 유럽 여행을 안주 삼아 오랫동안 떠들곤 한다.



요즘 잠들기 전 생각해도 미소를 짓게 한다.

참 좋았다.



- 2014 유럽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