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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6 Germany

7. 뮌헨. 님펜부르크 궁전. 한적함. 여유로움.

  2년 전 방문했던 님펜부르크 궁(Nymphenburg Palace)을 다시 찾았다. 본궁인 레지덴츠(Residenz)가 뮌헨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님펜부르크 궁은 별궁으로 뮌헨 시내에서 차량으로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궁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호수를 따라 양쪽으로 길이 뻗어 있다. 이때부터 정원 끝까지 뻗어 있는 좌우 대칭이 시작된다. 이 철저한 대칭을 따라 길을 걷고 있으면 괜한 안도감이 생긴다.


님펜부르크 궁 입구


 여느 궁전과 성들이 그러하듯이 마냥 '관광지'스러울 것만 같은 님펜부르크 궁은 의외로 그렇지 않다. 고요하고 한적하다. 시내에서 도보로 찾아오기에는 무리가 있어서인지 활기차고 북적한 시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정원을 따라 조깅을 하는 아저씨, 호수 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성, 손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할머니 그리고 마지막에 나와 같은 여행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에 귀족 가문이 여름 별장 용도로 지은 이 궁을 후대에도 잘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님펜부르크 궁전(Nymphenburg Palace)


중앙 궁전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 정면으로 마주 보고 서 보았다. 궁전 위로 휘갈겨놓은 듯한 구름은 궁전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가만히 보고 있었다. 평화로웠다. 이런 별장에서 한가로이 세월을 보냈을 귀족들을 마냥 부러워하며 걸음을 옮겼다.


님펜부르크 궁 정원


 궁전 내부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정원이 시작된다. 맑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울창한 가로수 탓에 끝이 보이지 않아 더욱 넓게만 느껴졌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걸어서 이 정원을 둘러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정원의 초입까지만 둘러보았다. 궁전 입구에서 마주쳤던 조깅하는 아저씨도 정원 내부를 달리고 있었다. 부러웠다.



 어느 여행이든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정원이나 성 같은 야외 스팟을 관람할 때는 날씨가 더 중요한데 궁전을 찾은 날은 최고의 날씨였다. 덕분에 이 님펜부르크 궁전을 별장답게 잘 관람할 수 있었다. 뮌헨에서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기엔 가장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